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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름답기로 유명한 중국 항주(杭州) 서호(西湖)에는 호심정(湖心亭)이라는 정자가 있고, 그 옆에는 "충이(䖝二)" 두 글자가 새겨진 비석이 있다고 한다. 이 글씨는 청나라 건륭 황제가 직접 쓴 것이라고 전해지는데, 일국의 황제가 좋은 경치를 두고 "벌레 두 마리"라고 썼을 리는 없고, 이 무슨 뜻인가. 결론부터 말하면 "충이"는 "풍월무변(風月無邊)"이라는 뜻이다.
"풍월무변(風月無邊)"은 본디 좋은 경치가 끝이 없고, 그 경치가 사람에게 무한한 감동을 준다는 의미이다. 여기서 "풍월"은 '좋은 경치'라는 뜻이며, "변"은 '끝'이라고 풀이 된다. 그런데 "변"에는 '한자 한 글자에서 주변의 획'이라는 의미도 있다. 이렇게 보면 "풍월무변"은 '풍(風)자와 월(月)자가 변이 없다'라고 풀이된다. 결국 "䖝二"는 한자의 중의적 성격을 빌어 서호의 좋은 경치를 칭찬하는 의미를 쓴 말인 셈이다. 한자가 가지는 중의성은 이처럼 풍류 넘치는 글자놀이에 곧잘 이용된다.
"충이(䖝二)"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 이야기도 있다. 명나라의 화가 당백호(唐伯虎: 唐寅)가 언젠가 기생 상영(湘英)의 집에 "風月無邊"이라고 현판을 써주었다. 보는 사람 모두가 찬탄하였지만, 서예가 축지산(祝枝山: 祝允明)만은 당백호의 뜻을 간파하고 "이 글은 너희들을 벌레 두 마리라고 비웃은 것이다."라고 했다고 한다. 이 이야기는 『규헌쇄기(葵軒瑣記)』라는 책에 실린 것을 청나라의 저인획(褚人獲)이 『견호집(堅瓠集)』에서 인용한 것이다. 이와는 반대로 명나라에서 불우한 재사(才士)로 유명한 서문장(徐文長: 徐渭)은 어느 기생에게 "충이"라고 집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. 이것은 그 기생의 집이 지어진 곳의 경치가 아주 좋다는, 칭찬의 의미이다. 장대(張岱)의 『쾌원도고(快園道古)』권12에 실려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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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은 죽기 좋은날 - 낸시 우드

2010. 12. 26. 10:58 | Posted by miracool

오늘은 죽기 좋은 날
모든 생명체가 나와 조화를 이루고
모든 소리가 내안에서 합창하고
모든 아름다움이 내 눈 속에 녹아들고
모든 사악함이 내게서 멀어졌으니
오늘은 죽기 좋은 날

나를 둘러싼 저 평화로운 땅
마침내 순환을 마친 저 들판
웃음이 가득한 나의 집
그리고 내 곁에 둘러앉은 자녀들
그래 오늘이 아니면 언제 떠나가겠나
오늘은 죽기 좋은날




즐겨보는 만화에서 좋은 구절을 얻었다.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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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람 냄새

2010. 11. 7. 21:20 | Posted by miracool

그립다고, 누가 글을 썼더군.
그 글을 보다가 문득
나의 냄새는 어떨까. 궁금해졌다.
내 냄새를 기억하는 사람은 있을까?

내가 기억하는 사람 냄새,
시큼하고 은은하고 살짝 따듯한 한 사람의 냄새.
그 냄새가 기억나지 않을 날은...
하긴, 옆에 있을 때도 한동안 잊고 지내기는 했구나.

근데, 엄마 냄새는 왜 기억 안나지?
이제 독립한 지 오래된 건가. 나이 든 건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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